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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과 바람의 속삭임 글 : 마리안느 뒤비크 그림 : 마리안느 뒤비크 번역 : 임나무 출판사 : 고래뱃속 / 66쪽 발행일 : 2021-02-22

어느 날, 바람이 속삭였다
길을 떠나라고….

숲속 작고 예쁜 집 한 채, 그 안에 곰이 살고 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아늑한 소파에 앉아, 딸기 타르트를 먹는 달콤한 날들을 보내면서요. 그런데 어느 날 훅, 바람이 불어옵니다. 무슨 바람일까요? 대체 그 바람이 무엇이었는지는 몰라도, 곰의 하루는 더 이상 예전 같지 않습니다. 편안한 소파도, 딸기 타르트도, 더 이상 예전만큼 좋지가 않거든요. 그래서 곰은 가만히 바람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입니다. 바람은 곰에게 떠나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곰은 길을 떠납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는 몰라도, 가야만 한다는 건 아는 길을요. 고된 여행길에서 곰은 새 친구도 만나고, 쏟아지는 폭풍우의 밤도 만납니다. 바람 따라 걷는 걸음걸음이 매번 달콤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막막한 두려움에 갇혀 밤을 지새기도 하지요. 그 밤의 끝엔 무엇이 곰을 기다리고 있을까요? 여행 내내 곰을 이끌어 주던 바람은, 곰에게 어떤 이야기를 속삭일까요?

출판사 리뷰

이 길 위에서
우리는 무엇을 만나,
무엇을 사랑하게 될까

바람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이면

변화와 이별,
그 길 앞에 선 우리의 마음가짐

“이 세상에 단 하나, 변하지 않는 사실은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삶에서 끝없는 변화를 맞이합니다. 변화는 필연적으로 이별을 의미하기도 하지요. 때때로 삶의 새로운 장으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내가 아끼는 삶의 터전, 혹은 나와 소중한 시간을 함께 나눈 친구들과 헤어져야만 할 때도 있으니까요. 곰이 정다운 친구들의 목소리와 달콤한 딸기 타르트 냄새로 가득 찬 집을 뒤로 하고 길을 나섰던 것처럼, 그리고 그 길에서 만난 새로운 친구도 추억으로 남겨 둔 채 다시 길을 나섰던 것처럼요. 이 책은 삶에서 그런 변화와 이별을 맞이하게 될 우리를 담담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어루만져 줍니다. 용기를 가지라고. 자, 우리 한 발짝씩 내딛어 보자고요. 조금은 두려워도요. 돌아가는 길은 없고, 나아가는 길만 있습니다. 시간이 그렇듯이요. 그 길의 끝에 무엇을 만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요.

바람이 발가벗긴 마음,
평범한 일상을 끌어안다

자, 그렇게 우리는 길 위에 홀로 섰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때마다 몸에 밴 달큰한 딸기 타르트 냄새와 아늑한 집의 냄새는 씻겨 가고, 낯선 계절의 냄새와 흙냄새가 묻어납니다. 발가벗은 기분입니다. 이토록 맨몸으로, 정해진 목적도 방향도 없이 길 위에 서 본 적이 있었던가요. 이렇게 외로울 줄, 이렇게 혼란스러울 줄 알았던가요. 하지만 그만큼이나 자유롭지요. 우리가 길을 떠나야만 했던 이유입니다. 낯선 몸으로 낯선 세상을 마주하고, 낯선 시선으로 낯선 감각을 받아들이는 일. 그렇게 내 안팎의 결들이 무섭도록 자유로운 바람결 따라 힘껏 흩트려진 뒤에야, 긴긴 폭풍우의 밤을 지새고 난 뒤에야, 우리는 새로운 눈을 뜹니다. 새로운 눈으로 보는 주변의 풍경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요. 이제 다시, 새 터전을 꾸릴 준비가 되었나 봅니다. 그렇게 우리는 그 자리에서, 꼭 떠날 때와 같이 다시 머무르고, 맛있는 것을 친구와 함께 나누어 먹습니다. 하지만 그토록 평범한 일상에 깃든 의미는 이전보다 더욱 새롭고 소중합니다. 길 위의 발가벗은 마음이 가르쳐 준 선물입니다.

길 위의 나를 마주하고
열린 세상을 맞이하는 힘

갑작스레 찾아온 변화의 기로 앞에서, 바람은 그렇게 우리가 머물던 세상과는 전혀 다른 세상으로 우리를 이끕니다. 그 냄새와 촉감에 의지해 걸으며, 우리는 필연적인 외로움, 외로움에 날개를 달아주는 자유로움, 자유로움의 그림자에 드리우는 두려움, 그리고 그 모든 감정들을 안아줄 새로운 인연과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됩니다. 곰과 바람의 속삭임을 따라 이 여정을 마치면, 어느새 마음속 집에 열린 창문 하나가 생길 겁니다. 언젠가 다시 찾아와 나를 간지럽힐 새로운 바람을 초대하고 새로운 내일의 길을 보여 줄 열린 창문이요. 그 창문 너머 불어오는 바람을 한껏 마시며 우리는 다짐하겠지요. 그 길 위에 선 발끝이 때로는 떨리고 때로는 젖을지라도, 결코 걸음을 멈추지는 않을 거라고. 이 길의 끝에서 끝내 새로운 세상을 마주하리란 걸, 더 나아가 그 세상을 담뿍 사랑하게 되리란 걸, 믿고 있을 테니까요.

내면을 들여다보는 투명한 눈,
내일을 그려 내는 도화지

마리안느 뒤비크는 전작 『사자와 작은 새』, 『난 네 엄마가 아니야!』, 『산으로 오르는 길』에서 독자의 가슴 깊은 곳에 닿아가 투명한 울림을 자아내는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녀가 가진 힘은 이번 작품에서도 여실히 드러납니다. 다만 전작들이 두 존재의 관계 속에서 메시지를 전달했다면, 『곰과 바람의 속삭임』에서는 주인공 한 사람, ‘곰’의 내면의 변화에 조금 더 무게를 실었습니다. 그래서 독자들이 이야기 속 ‘곰’이 되어 바람에 귀를 기울여 보기도 하고, 처음 집을 나서는 길에 내가 챙겨야 할 소중한 물건들은 무엇일지, 나에게 잠 못 드는 폭풍 같은 밤은 언제였는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길 위의 마음들을 헤아리며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단단해지는 시간이지요. 그 시간이 지나면 비로소 나를 이루어 온 지난 장소들, 이 자리에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인연들, 그리고 바로 이 순간 내 곁의 풍경이 새로운 시야에 담기겠지요. 그때엔 마음이 벅차오르겠지요. 그렇게 마리안느 뒤비크가 그려 내는 특유의 부드러운 선과 색은, 이야기가 우리의 몸과 마음에 스며들게 도와줍니다. 그리고 우리는 곰의 여행이 끝난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서도, ‘이야기’는 끝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됩니다. 바람은 내일도 불 테니까요. 과거의 기억은 도화지에 한 번 그려진 색깔처럼 지워지지 않을 테지만, 우리에겐 오늘도 내일도 마주할 수많은 도화지가 남아 있으니까요.

그림작가
마리안느 뒤비크
옮긴이
임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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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리뷰 / 독자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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