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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 귀신 쫓은 팥죽 한 그릇 글 : 김경숙 그림 : 김태란 출판사 : 책고래출판사 / 40쪽 발행일 : 2019-10-10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선정
제1회 전주원천스토리 우수작

전주 석소마을 ‘팥죽뱀이’에서 전해지는
재미있는 옛이야기

어린 시절 할머니의 무릎에 앉아 듣던 이야기는 오래도록 마음 한편에 남습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때때로 떠올라 따뜻한 울림을 전하지요. 요즘 이야기들과는 다르게 수수하고 담백하지만 곱씹을수록 재미있고 생각할 거리도 많아요. 오랫동안 입에서 입으로, 혹은 글로 전해진 만큼 많은 사람들의 지혜와 재치가 녹아 있으니까요. ‘옛이야기’가 가진 힘은 시대가 흘러도 변함없이 우리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책고래클래식 열 번째 그림책 『게으름 귀신 쫓은 팥죽 한 그릇』은 전주 지역에서 전해 내려오는 옛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빈둥빈둥 놀기 좋아하는 아들 이야기지요. 얼마나 게으른가 하면 어머니가 쫓아다니며 야단을 해도, 매운 손길로 등을 힘껏 내리쳐도 얄밉게 도망만 다녔어요. 좋아하는 누룽지만 와작와작 씹으면서 말이에요. 그러던 하루는 어머니가 한 처녀에게서 팥죽을 얻어 와서 아들에게 주었어요. 둘이 먹다 둘이 죽어도 모를 만큼 맛있는 팥죽이었지요. 귀신을 쫓는다는 팥죽! 아들은 정말 팥죽을 먹고 달라졌을까요?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에서는 지역의 원천스토리를 발굴하고 다듬어 창작동화, 그림책으로 엮어 나가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게으름 귀신 쫓은 팥죽 한 그릇』은 ‘제1회 전주 원천스토리 우수작품’으로 선정된 작품입니다. 전주 석소마을의 ‘팥죽뱀이’라는 곳을 배경으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창작동화로 엮었어요. ‘팥죽뱀이’라는 재미있는 지명만큼이나 게으른 아들의 이야기도 흥미롭지요. 작가는 옛이야기의 맛을 살리면서도 우리 아이들이 즐겁게 읽을 수 있도록 솜씨 좋게 글을 빚어냈습니다.

옛이야기에는 우리 문화와 정서가 깊게 베어 있어요. 옛이야기를 많이 접하다 보면 우리나라, 우리 것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지요. 특별히 『게으름 귀신 쫓은 팥죽 한 그릇』을 읽으면 이야기의 배경인 ‘전주’라는 곳에 대한 관심도 높아집니다. 아직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숨겨진 옛이야기를 하나둘 알아 가는 것도 이야기를 읽는 큰 즐거움 중 하나랍니다.

출판사 리뷰

부지런히 일만 하는 어머니와
태어날 때부터 게으른 아들

어머니의 눈에는 자식이 늘 안쓰럽기만 합니다. 어떤 일이든 막힘없이 척척 해내는 자식도 걱정이 되고 못내 마음이 쓰이지요. 하물며 무엇 하나 신통한 구석이 없는 자식은 오죽할까요? 게다가 천성은 좀 게으른 것이 아니어서 꾸짖고 매를 들어도 뺀질대며 뒹굴뒹굴 집 안을 굴러다니기만 한다면 말이에요. 한편으로는 아들이 밉기도 하겠지만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갈 거예요. 《게으름 귀신 쫓은 팥죽 한 그릇》 속 어머니가 꼭 그랬지요.

전주 석소마을의 ‘팥죽뱀이’라는 곳에는 열심히 일만 하는 부지런한 어머니와 태어날 때부터 게으른 아들이 살고 있었어요. 아들은 앉으나 서나 제가 좋아하는 누룽지만 씹으며 뒹굴거렸어요. 보다 못한 어머니가 아궁이에 장작을 마구 넣어 방바닥을 뜨겁게 달구자 이불을 높이 쌓고 올라가 눕는가 하면, 어머니가 나무를 베어 그늘을 없애 버리자 이 나무 저 나무 옮겨 다니며 누웠답니다. 어머니는 아들에게 귀신이 붙었다고 여겼어요. 바로 ‘게으름 귀신’이요.

무엇을 해도 아들이 달라지지 않자 어머니는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어요. 울음소리를 듣고 한 처녀가 다가왔어요. 사정을 듣고는 귀신을 쫓는다는 팥죽을 건넸지요. 팥죽 맛은 기가 막혔어요. 아들은 팥죽을 단숨에 먹어 치우고는 더 달라고 성화였지요. 하지만 게으른 성격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어요. 결국 어머니는 아들 걱정만 하다 눈을 감았어요.

어머니를 잃은 슬픔도 잠시, 아들은 팥죽이 자꾸만 떠올랐어요. 자려고 누우면 천장에 팥죽이 둥둥 떠다니고, 뒷산 소쩍새는 “팥죽!”, “팥죽!‘ 하고 우는 것만 같았지요. 고민하던 아들은 마을에 소문을 냈어요. 팥죽을 맛있게 쑤어 주는 사람에게 논 한 마지기를 주겠다고요.

아들네 집은 논 한 마지기를 얻으려고 팥죽을 들고 온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어요. 하지만 사람들이 들고 온 팥죽은 아들이 전에 맛보았던 팥죽이 아니었어요. 코처럼 쭈우욱 늘어지는 죽, 떡된 죽, 싱거운 죽, 짠 죽, 텁텁한 죽, 맹탕 죽……. 실망한 아들이 벌렁 누워 있는데 한 처녀가 헐레벌떡 뛰어오더니 팥죽을 내밀었어요. 아들은 더는 못 먹겠다면 손사래를 쳤지요. 처녀는 그러지 말고 한번 먹어보라며 간곡히 부탁했어요. 아들이 마지못해 한 숟가락 떠서 먹어 보는데, 어머니가 전에 주었던 팥죽 맛이 아니겠어요?

열심히 일한 사람만이
황금들판을 맞이할 수 있어요

지혜로운 처녀는 팥죽으로 아들에게 붙은 게으름 귀신을 떼어 냈어요. ‘일이 주는 즐거움’을 일깨우는 것으로 말이에요. 팥죽을 쑤어 주는 대신 아들에게 논일을 도와달라고 했거든요. 처음에는 물동이 옮기기, 장작 패기와 같은 작은 일을 주었지만, 봄이 되자 작심한 듯 일을 시켰어요. 논 갈기, 물대기, 모심기……. 팥죽 맛에 빠진 아들은 힘들어도 꾸역꾸역 일을 해 나갔지요. 마침내 가을이 되고 논에 나간 아들은 입이 떡 벌어졌어요. 파릇파릇했던 논이 어느새 황금들판이 되어 출렁이고 있었으니까요. 아들은 처음으로 일하고 난 뒤의 기쁨을 맛보았어요. 그리고 이제는 처녀가 시키지 않아도 논에 나가 일했답니다.

일은 늘 고되기 마련입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를 만큼 힘겨운 일도 있고, 재미없는 일을 계속 반복해야 할 때도 있지요. 하지만 이 시간을 견뎌 내면서 우리 몸과 마음은 한층 더 단단해집니다. 그리고 마침내 무언가를 이루고 나면 전에 없던 보람, 기쁨을 느끼지요. 게으른 아들이 황금빛으로 물든 들판을 바라보며 가슴이 뛰었던 것처럼 말이에요.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과정보다는 빛나는 결과만을 주목하는 것 같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이나 위대한 일을 해낸 사람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환호하지만 이면에 감추어진 그들의 수고나 노력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듯합니다. 하지만 세상에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은 없어요. 논을 갈고, 물을 대고, 모를 심고, 정성껏 돌보아야 가을에 수확을 할 수 있듯이 필요한 일을 꾸준히 해 나가야 목표하는 곳에 닿을 수 있지요.

길지 않은 이야기지만 《게으름 귀신 쫓은 팥죽 한 그릇》에는 생각할 거리가 많아요.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혜와 태도, 가치에 대해 살펴보게 되지요. 곱씹어 읽을수록 마음을 살찌우는 이야기랍니다. 그럼 이제 게으름 귀신이 붙은 아들을 만나 볼까요?

글작가
김경숙
그림작가
김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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