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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의 여행 글 : 정유경 그림 : 최선영B 출판사 : 문학동네 / 108쪽 발행일 : 2018-10-04

문학동네 동시집 64권. 도시 변두리에서 자란 정유경 시인은 강원도 산골의 작은 학교 교사로 일하며, 자연이 주는 경이로움과 그 속에서 커 가는 아이들의 생명력을 더 넓은 세상에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동시를 쓰기 시작했다고 밝힙니다. 2007년 <창비어린이>에 「정신통일」과 「산뽕나무 식구들」을 실으며 활동을 시작했으니 꼬박 10년입니다.

그사이 학교와 가정의 살아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린 <까불고 싶은 날>, 자기 내면과 자연으로 파고 들어간 <까만 밤> 등 두 권의 동시집을 통해, 그의 바람대로 “내 마음을 알아주는 만만하고 든든한 친구” 같은 동시를 써 왔습니다.

5년 만에 선보이는 세 번째 동시집 <파랑의 여행>에서 시인은 멀리 모험을 떠납니다. “넓은 초원의 한가운데에 서서 키 작은 풀들과 인사하고 들어가는 초승달을 보기도 했고, 지구 반대편의 먼 나라 바다에서 고래를 만나러 가는 배를 타기도 했고, 속눈썹이 아주 기다란 사막의 낙타를 만나고 오기도” 하며, 세상을 돌아다니면서 모은 이야기를 펼쳐 놓습니다.

출판사 리뷰

무채색 대상이 파랑으로 깨어나다-파랑의 여행

파랑의 고향은 드넓은 바다.

파란 바닷물이 찰싹찰싹 튀어
나팔꽃 꽃 속에 앉았다.

파란 바닷물이 찰싹찰싹 튀어
수국나무 꽃숭어리를 적셨다.

파란 바닷물이 찰싹찰싹 튀어
파랑새 날개를 꼬옥 붙잡고

드넓은 하늘을 같이 날았다.
하늘에 파랑 물이 들었다.

깊은 밤 남몰래 달마중 나온
고양이 눈동자에 반짝반짝 박혀 있다가

달개비 수풀 속에 또록 누웠다.
달개비꽃이 필 때 새파란 바닷바람이 불었다.

_「파랑의 여행」 전문

드넓은 바다, 파란 물방울이 찰싹 튀어 오른다. 달개비꽃으로도, 고양이 눈동자로도, 저 먼 하늘로도. 파랑의 길을 따라 우리의 시선이 움직인다. 시선은 파랑이 앉은 곳곳을 옮겨 다니며 우리 바깥에 있던 무채색 대상을 안으로 불러들인다. 김륭 시인은 정유경의 언어의 힘과 마음의 힘이 함께 닿는 곳이 바로 여기라고 말한다. 세상 모든 생명들을 깨우고 싶은 시인의 마음과 사랑이 우리의 마음까지 파랑으로 물들이며 우주로까지 확장하고, 서정적 세계관의 깊이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이 「파랑의 여행」이라고 짚는다.

저쪽 세상에서 흘린 초록의 단추를 쥐고 먼 곳으로 떠나는 모험
도시 변두리에서 자란 정유경 시인은 강원도 산골의 작은 학교 교사로 일하며, 자연이 주는 경이로움과 그 속에서 커 가는 아이들의 생명력을 더 넓은 세상에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동시를 쓰기 시작했다고 밝힌다. 2007년 『창비어린이』에 「정신통일」과 「산뽕나무 식구들」을 실으며 활동을 시작했으니 꼬박 10년이다. 그사이 학교와 가정의 살아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린 『까불고 싶은 날』, 자기 내면과 자연으로 파고 들어간 『까만 밤』 등 두 권의 동시집을 통해, 그의 바람대로 “내 마음을 알아주는 만만하고 든든한 친구” 같은 동시를 써 왔다. 5년 만에 선보이는 세 번째 동시집 『파랑의 여행』에서 시인은 멀리 모험을 떠난다. “넓은 초원의 한가운데에 서서 키 작은 풀들과 인사하고 들어가는 초승달을 보기도 했고, 지구 반대편의 먼 나라 바다에서 고래를 만나러 가는 배를 타기도 했고, 속눈썹이 아주 기다란 사막의 낙타를 만나고 오기도” 하며, 세상을 돌아다니면서 모은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하늘과 바다, 숲 등 미지의 공간은 물론 동화의 세계와 옛이야기의 세계, 상상과 놀이의 세계 등등 너른 세상을 담아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우리 삶을 때로는 동화적으로 바라보면서 상상력과 삶의 재미, 여유와 통찰을 키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_정유경(시인)

그 밤, 하늘에 달은 마치
은빛 안장 같아

그 아래 있는 나를 보고
올라와 앉으라고 하는 것 같았어요.

은빛 안장의 크기를 보아
난 말의 크기를 알 수 있었죠.

하늘에 그린 내 윤곽을 따라
밤하늘 망아지가 푸루룽 살아났어요.

난 은빛 안장을 살며시 풀어 주었죠.

푸른 콧김 힝힝 뿜으며
망아지 달려간 하늘 길을 난 아직 기억합니다.

_「밤의 망아지를 그려 봐-음력 5일의 달」 전문

밤하늘, 저쪽 세상에 숨어 있던 망아지를 불러낸 시인은 푸른 콧김이 흩뿌려진 길로 우리를 달려가게 한다. 몰랐던 세상을 향해 뻗은 하늘 길엔 무엇이 있을까.

클로버 무더기를 보고 있었어.
그리고 너 그거 알아? 네 잎 클로버는
요정과 난쟁이를 보게 해 준다고 믿기도 했대.
그래서 나도 네 잎 클로버를 찾아보다가

(중략)

“어디서 오셨습니까?
그리고 어디로 가십니까?”
까마귀가 점잖게 말 걸어왔지.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생겨났을까?
생각하고 생각하니 그날의 클로버는 말이야,

저쪽 세상에서 살짝 흘린 초록의
단추 같은 것.

_「클로버」 부분

『파랑의 여행』에 담긴 시 둘레, 둘레에서 우리는 시인이 놓아둔 초록의 단추를 발견한다. 검은 숲 그늘에서 고양이를, 하늘에 뜬 낮달에서 거대한 용을 덮은 비늘 한 조각을, 나무 한 그루의 윤곽을 숨긴 나뭇잎 한 장을 만나, 작은 것 속에 들어 있는 커다란 우주와 한 존재에게 깃든 이야기와 어딘가 분명히 있을 신비한 세계 속으로 성큼 들어가게 된다.

말이 아니라 마음으로 시작하는 이야기가 있다. 이때 마음이란 게, 그리고 우리가 흔히 말하는 동심이라는 게 “저쪽 세상에서 살짝 흘린 초록의 단추 같은 것.”이 아닌가. 그러니까 『파랑의 여행』이란 이 단추를 찾아 어떤 마음이 다른 마음을, 어떤 사랑이 다른 사랑을 걸어 보는 일. “밤하늘 별 사이로 소곤소곤 흘러 다니는 이야기”처럼. 물리적 시간의 제약을 받는 언어로는 온전히 설명되지 않는 그림 속 이야기처럼._김륭(시인)

일상의 시공간이 활기차게 살아나는 시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끊임없이 탐색하는 교사이자 시인 정유경의 마음이 배어 있는 「캥거루가 뛰어다니는 교실」 「늑대와 일곱 마리 아기 염소」 「끝말잇기 이야기 짓기 놀이」는 놀이처럼 즐길 수 있으며, 「거울이 필요한 이유」 「내 마음에 숲 울타리를 쳐 두겠어」에선 함께해서 기쁜 우정을, 「낮달」 「엄마 나는 가끔 새가 되나 봐」 「거울이 필요한 이유」를 읽으면서는 자신 안에 숨은 다양한 정체성에 대해 고민해 보게 된다.

고양이가 들어간 검은 숲 그늘에서 내 쪽으로 날아온 나비 한 마리, 고양이 발걸음처럼 사뿐한 날갯짓으로 검은 빛을 뿌리며 날아온 작은 나비 한 마리.

고양이가 금세 달아났듯이 나비도 머나먼 숲 저쪽으로 금세 날아가 버렸어. 내 눈에선 금세 사라졌어도 괜찮아, 마음엔 오래도록 남아 있거든.

검은 숲 그늘 속에서 더욱 빛날 고양이 눈빛과
태양 빛에 더욱 검은 나비의 두 날개.

_「검은 고양이와 검은 나비와-길을 걷다 검은 숲 그늘 앞에서」 부분

몇 번이고 탐독하고 싶은 그림 속 이야기
과슈로 그린 최선영 화가의 그림은 동화 속 이야기 세상으로 독자를 안내하는 듯하다. 시의 여백, 시 너머의 장면까지 파고들어 구체적인 풍경으로 드러냈다. 「검은 고양이와 검은 나비와」 「달과 바다와 은하수 이야기」 「내 마음에 숲 울타리를 쳐 두겠어」 「숲의 비밀」 「밤의 망아지를 그려 봐」 등은 그림이 풀어내는 이야기와 감정을 몇 번이고 탐독하게 만든다. 이 그림 또한 저쪽 세상에서 흘린 초록의 단추 같은 것이 아닐까.

글작가
정유경
그림작가
최선영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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